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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뉴스모음/방글라데시 뉴스

방글라데시서 '이슬람 극단주의 비판' 유명 블로거 피살…올들어 4번째

수도 다카에서 블로거 피살 중단을 위한 인권운동가들의 시위

 

 

이슬람 국가 방글라데시에서 이슬람 극단주의를 비판하는 블로거들이 잔인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각) 방글라데시의 세속주의 성향 블로거 닐로이 차크라바티(40)가 수도 다카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괴한들의 습격을 당해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경찰은 괴한 5~6명이 아파트를 습격해 차크라바티를 여러 차례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고 밝혔다. 차크라바티는 이슬람 극단주의를 비판하고 여성과 힌두교도 탄압 등을 비판해온 유명 블로거다.

알카에다 연계 단체인 '안사르 알-이슬람 방글라데시'는 사건 발생 직후 현지 언론사들에 이메일 성명을 보내 차크라바티를 살해한 것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우리가 알라의 권한으로 허락을 받아 이날 작전(블로거 살해)을 수행했다"며 "우리는 알라와 그의 사도에게 대항하는 최악의 적들에게 전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경찰 대변인은 "안사르 알-이슬람은 방글라데시에서 활성화된 조직이 아니다"라며 "비교적 생소한 단체이며, 이메일 성명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벌써 4명째... 국제사회도 '우려'

방글라데시에서는 올해 이슬람교 극단주의를 비판하는 블로거 4명이 잇따라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유엔, 국제앰네스티, 미국 국무부 등 국제사회가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이슬람주의 단체가 2014년 '세속주의 블로거 84인' 명단을 공개하자 극단주의 과격 단체들이 이들을 노리면서 지금까지 9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습격이나 위협을 받은 경험이 있다.

지난 2월 이슬람교의 동성애 탄압을 비판한 세속주의 블로거 아비지트 로이가 살해됐고,  3월에는 와시쿠르 라흐만이라는 블로거가 한밤중 거리를 걷다가 괴한들의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또한 5월에는 아난타 비조이 다스라는 블로거가 공개적으로 살해 위협을 받은 뒤 복면을 쓰고 나타난 괴한의 습격을 받아 사망한 데 이어 이날 새로운 블로거 살해 사건이 벌어지면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성명을 통해 "비열하고 야만적인 공격은 여기서 끝나야 한다"라며 "방글라데시 정부가 이 같은 살인 사건을 용서하지 말고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