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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연말 미얀마·방글라데시 방문 추진

교황, 연말 미얀마·방글라데시 방문 추진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 박해’ 최대 관심사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올 연말 불교국가인 미얀마와 이슬람국가인 방글라데시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방문이 최종 확정되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불교국가 미얀마를 방문하는 최초의 교황이 된다. 방글라데시는 1986년 방문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이어 두 번째이다.

이 통신은 교황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교황이 오는 11월 말~12월 초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를 방문할 예정이며, 교황청은 8월 말쯤 이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교황청 인사들은 교황 방문과 관련 세부 사항을 조율하기 위해 양국을 방문, 주요 관계자를 만나서 교황 일정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지난 5월 교황청을 방문한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과 만나 미얀마와 정식 수교를 맺었다. 초대 교황대사로 우리나라 장인남 대주교가 임명됐다.


◆종교 갈등의 희생양 로힝야족 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핍박받는 민족 중 하나로 꼽히는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하는 상황이다.


미얀마는 로힝야족 100만명을 방글라데시에서 온 불법 이민자로 보고 있다. 당연히 시민권도 없다. 로힝야족은 일부 극우 성향을 보이는 미얀마 불교단체들의 핍박 등으로 목숨까지 위협받고 있다. 미얀마 정부는 지난해 서부 라카인주(州)에서 발생한 경찰초소 습격사건의 배후로 로힝야족 무장단체를 지목했다. 이후 이들을 소탕한다는 명목으로 미얀마군(軍)을 투입해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벌여 ‘인종청소’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수백명이 목숨을 잃고 군인들의 성폭행, 방화, 고문 등 잔혹 행위를 피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로힝야족 난민은 무려 7만 5000명에 이른다.


올해 2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UN OH CHR)는 ‘미얀마군이 로힝야족에게 방화와 성폭행, 학살 등의 반인륜적 전쟁범죄를 자행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하고 미얀마 정부 측에 탄압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당시 교황도 “핍박받는 로힝야족을 위해 함께 기도해달라”면서 “로힝야족은 미얀마에서 내쫓겨 떠돌지만 그들은 평화를 사랑하는 선량한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로힝야족 약 40만명은 이슬람교 신자가 많은 인접 국가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방글라데시 정부 또한 로힝야족을 난민 수용소에 몰아넣고, 다시 미얀마로 돌려보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비판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종교 간 갈등의 중재자로 활동해온 교황이 이번 방문 과정에서 로힝야족 문제를 어떤 형태로 거론할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교황청과 미얀마 정부가 교황 방문을 합의한 배경에 관심이 크다. 뉴욕타임스는 미얀마의 한 정치 평론가의 말을 인용해 “교황을 미얀마에 초대해 화합한 미얀마 민족의 모습을 보여주고 국제사회와 대화의 물꼬를 트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